지난 12주 동안 타문화 전지훈련으로 진행된 ELCO 프로그램을 모두 수료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대단히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며, 선교가 머리에서 가슴으로, 또 앞으로 어떻게 손과 발로 나타나야 할지 알게 된 기간이었습니다. 훈련을 마치며 전하고픈 이야기와 기도제목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
4월 25일부터 7월 15일까지 82일. 누군가에겐 참 길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참 짧다고 느껴졌을 'ELCO - Summer 2022'가 종료되었습니다.
타문화 전지훈련 수료를 앞두고, 일정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었는지 평가받기 위해 독해와 쓰기, 듣기와 말하기로 구성된 케임브리지대학 영어시험을 치르기도 했고, 근교 도시로 졸업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
시험이 끝나면, 여행을 다녀오면, 무언가 후련한 기분이 들 줄 알았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사람과 작별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개인 일정으로 1주일 먼저 고국으로 돌아간 룸메이트 선교사님과의 작별, 한국교회의 집사님과 권사님의 온정을 느낄 수 있었던 난민(refugee) 지원 사역 'WELCOME GROUP' 섬김이들과의 작별, 현지 지역교회와 연합하여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며 말씀과 추억을 나누었던 'Tuesday Club' 리더들과 40여 명의 어린이와의 작별, ELCO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멘토 선교사님과 여러 선생님과의 작별 등..
저는 잠시 머물다가 가는 사람일 뿐인데, 정말 기대 이상의 무수한 이들과 교제할 수 있었고 큰 사랑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015B, 이젠 안녕 |
마지막 인사가 쉽게 느껴질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다만, 반복되는 헤어짐 속에 우리가 나눈 인사말 속에는 "이젠 안녕"의 노랫말처럼 영원한 헤어짐이 아닌 영원한 본향, 아버지의 집, 하늘나라에서 다시 반갑게 만나 인사할 약속이 항상 깃들어있었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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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CO 수료식에는 영국오엠의 디렉터나 프로그램 책임자가 아닌, 각 훈련생의 멘토 선교사가 권면의 말씀과 함께 수료증을 전달해줍니다. |
20대에 주님을 만난 후, 평생을 복음 전도에 힘쓰고 계시는 멘토 선교사님이 이 질문에 대한 답변과 수료를 맞이하여 제게 전해주신 것은 다음의 말씀이었습니다. |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땅에 머무는 동안 그의 성실을 먹을 거리로 삼을지어다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
Trust in the LORD and do good; dwell in the land and enjoy safe pasture. Take delight in the LORD, and he will give you the desires of your heart.
(시편 Psalms 37:3~4, NKRV/NIV) |
언제, 어느 곳에 있든 우리는 성실하신 하나님만 굳게 신뢰하고, 그분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예배자입니다. |
한국어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 요즘, 상대방을 부를 때 우리나라와 같이 "간사님" 또는 "김 목사님"하고 직위나 직급으로 부르는 것이 아닌 "현주", "클리프", "스테파니"처럼 그냥 이름만 부르는 것이 점점 당연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름만 부르다 보면 간혹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었지?', '어떤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지?'를 잊어버리곤 합니다.
여기, 영국오엠 훈련원에서 매일 마주하는 사람 대부분은 전업(Full-time) 또는 다른 직장과 선교사역을 병행하는(Part-time) 선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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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나 학교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은 선배나 경험 많은 상사로부터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배웁니다.
이곳이 비록 저의 사역지는 아닐지라도, 이제 막 선교에 발을 내디뎌본 초보 선교사인 제게 영국오엠에서 매일 만나는 여러 베테랑 선교사들의 일상과 다채로운 사역 현장을 따라가 보는 것은 선교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되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
사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 히잡을 쓴 무슬림이 교회를 자연스럽게 방문하고는 과일과 쿠키를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생필품을 챙기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갑니다. - '무료로 책을 나누어드립니다'라는 가판을 펴놓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찾아오면 성경을 한 권 챙겨주며 복음서부터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 때로는 '운하 교목(Waterways chaplain)'이라는 모자를 쓰고, 운하를 찾아가 보트 거주민들과 대화하며 안부를 묻고 웃다가 돌아옵니다. - 일주일 중 하루는 교회의 교육관과 마당을 활짝 열고는 아이들과 축구, 농구, 배구 또는 공예(craft), 쿠키 만들기, 비디오게임을 하며 실컷 놀다가 음료수와 토스트를 먹이고 집에 보냅니다.
도대체 이렇게 해서 복음은 언제 이야기하고, 어떻게 교회에 나오라고 해야 하나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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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 이런 의구심에 각 선교사님은 미리 계획이라도 한 듯 동일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현주, 복음을 전하고 싶다면 먼저 예수님처럼 친구가 되어야지!" |
책으로, 훈련으로, 설교로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머리에만 머물고 있던 선교가 마음으로 내려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일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님이 외롭고 낮은 자를 먼저 찾아가셔서 상처를 치료하시고, 친구가 되어주셨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함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
제가 이상하게 생각했던 그 장면들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선교사님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주님의 사랑을 부었던 결과였습니다.
참으로 놀랍게도 수료를 눈앞에 둔 그 주간에, 2년 동안 같은 운하를 매주 방문했지만, 한 번도 대화에 응하지 않던 보트 거주민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당신은 다른 사람과 진정 다른 것 같소'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는 선교사님의 간증을 들었습니다. 수개월 동안 딸아이만 주중에 교회 교육관으로 보내던 한 아버지는 딸의 손을 잡고 주일예배에 나오셨습니다. |
밑 빠진 독도, 깨진 자리를 차근차근 메울 수 있다면 물을 담을 수 있습니다. 빠져나가는 물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부을 수 있다면 물을 채울 수 있습니다. |
누군가는 이게 무슨 낭비냐며 비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지를 창조하신, 모든 만물의 주인이신 주님 앞에 낭비라는 단어가 오히려 무슨 의미를 가질까요.
하나님의 일은 사람의 노력이나 생각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또 한 번 생각합니다. 내가 아닌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Yet Not I but Through Christ in Me) 선교합니다. |
1. 지난 7월 26일(화)부터 타문화 전지훈련 후속 사역으로 영국 버밍엄 단기선교를 시작했습니다. 영연방 국가들이 모여 올림픽처럼 스포츠 경기를 치르는 '커먼웰스 게임(Commonwealth Games) 2022'를 맞아 버밍엄과 근교 도시에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는 사역을 합니다. 30여 명의 다양한 국적의 단기선교 참가자들이 모두 하나 되어 지역 교회와 사회를 돕고, 우리의 믿음이 더욱 굳건해지는 시간이 되도록 기도해주십시오. |
2. 단기선교 이후 국제오리엔테이션 시작까지 재충전의 시간 (8.9 ~ 8.21) 동안 장 칼뱅과 관련한 프랑스와 스위스, 독일의 도시를 방문하며 종교개혁의 유산을 통해 선교에 대한 비전을 더욱 확고히 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저를 포함한 7명의 동기 선교사들이 함께 일정을 보내게 되는데, 모든 여정이 안전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되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
3. 로고스호프 선교선이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 및 중동 지역을 방문하려 계획 중에 있습니다. 쉽지 않은 여건과 보안 상황으로 미정이거나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사역에 막혀 있는 모든 부분을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해결하여 주시도록, 또한 이에 따라 공식 승선일도 9월 16일로 연기되었는데 새로운 일정도 주님의 뜻을 따라 잘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 로고스호프 선교선은 스페인령 세우타(Ceuta)를 거쳐 7월 12일에 몰타(Malta)의 발레타(Valletta)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달 1일까지 머문 후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
이달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영국 사람의 휴가를 보면, 정말 '잘'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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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Knowledge, Help a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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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한 사람을 위해 동역자께서 보내주시는 헌신들이 모여 큰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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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호프 손현주 선교사 파송교회 : 사랑의교회 | 파송단체 : 한국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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