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선 선교사들에게 지난해 여름까지 중동 국가를 방문하며 경험한 여러 일들은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여 종종 회자되곤 합니다. 저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작성해 두고 보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시 정리할 때 하나님의 세심한 손길이 아니었다면 이것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마침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로 인해 카타르에 다시 이목이 쏠리는 요즘,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진행했던 사전 준비 프로젝트 ‘도하’의 나머지 이야기, 그리고 하나님께서 제게 주셨던 여러 은혜를 같이 나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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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 쓰시겠다 하라 - 사전 준비 프로젝트 ‘도하’ (2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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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것을 모르는 채, 도착 열흘 만에 첫 정부 관계자, 카타르 관광청(Qatar Tourism) 관리자와 미팅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도 도하(Doha)의 북쪽 바다를 메워 건설한 위성도시 루사일(Lusail) 내 상업지구에 있는 최신식 외교부 건물의 일부를 사용 중인 카타르 관광청은 입구부터 카타르 정부의 관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Dubai)가 세계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처럼, 카타르도 천연가스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본을 활용하여 세계 스포츠 및 관광 산업의 중심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2006 도하 아시안 게임 및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2023 도하 세계 원예박람회(EXPO), 포뮬러 1(F1) 카타르 그랑프리 등 거대한 행사를 유치할 뿐 아니라, 구도심 미쉐립(Msheireb)과 전통시장 수크 와키프(Souq Waqif) 등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화려하고 새로운 관광 명소들과 무인 교통 시스템 같은 훌륭한 기반 시설 등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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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왕실과 정부의 확고한 전략과 방향에 따라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야 하므로, 이와 관련한 실무를 담당하는 카타르 관광청은 자국 내 영향력이 부처 조직과 규모에 비해 아주 강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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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는 굉장히 엄숙하고 딱딱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인지, 아니면 제가 대표하게 되는 우리 회사 GBA Ships e.V. (오엠 국제선교선의 국제 사역을 위한 비영리 자선단체 공식 명칭)가 세상적으로 크게 내세울 것이 없다는 자격지심(自激之心) 때문인지 이유를 정확히 이야기할 순 없지만 회의실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이 일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게 된 이들은 매니저급 관광 상품 담당자(Tourism Products Representative) 남성 1인 외에 모두 여성으로, 상상했던 분위기와 달리 부드럽고 호의적인 환경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미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나 로고스호프가 카타르를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워낙 오래전 일이었기에 담당자와 조직이 모두 바뀌어서, 다시 우리 기관과 선상 서점을 비롯한 자선 사업을 소개하고, 또한 왜 관광청의 도움이 필요한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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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나 적십자와 같이 유명한 자선 단체도 아닌, 독일 기반의 조그만 국제 단체에서 멕시코, 일본, 한국에서 온 세 사람이 정부와 비즈니스를 하고자 눈앞에 앉아있으니, 그들에게는 우리의 방문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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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야기를 듣고 보니 세계를 돌아다니는 여객선이 이 도시에 정박하는 것 자체도 재미있는 관광 거리인데, 로고스호프는 여기에 더하여 대중에게 저렴한 입장료로 내부를 공개하므로 관광청 입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행사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담당자는 곰곰이 이야기를 듣고는 방문 취지에 적극 공감하며 공식 미디어 채널에서의 홍보 및 시티 투어 버스 노선 변경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해 주었습니다. 해당 업무의 전문가답게 우리가 놓쳤던 부분까지 세심히 보완해 주며 돕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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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건은 단 한 가지, 선교선이 문화부(Ministry of Culture)가 주관하는 제32차 도하 국제 도서전(Doha International Book Fair / 2023. 6. 12 - 21) 행사에 맞물려 방문하게 되므로, 반드시 문화부 또는 관계 부처로부터 방문, 선상 행사의 승인 및 추천(Endorsement)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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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독일 모스박 본부의 카타르 담당 선교사가 이를 위한 사전 미팅 및 행정 처리를 2022년부터 차근차근 진행하였고, 2023년 4월 초, 필요한 서류를 문화부에 이미 제출하였다고 통보해 주었기에 제가 속한 사전 준비 프로젝트팀은 후속 조치 없이 기도하며 서류가 속히 발급되기를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경험 많은 프로젝트 매니저 선교사에 따르면, 국가별로 다르지만 보통 방문 1개월 전에 발급될 것이고 늦어도 3일 전까지 나올 것이므로 아주 조급해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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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첫 미팅을 무사히 마치고, 계속해서 항만 관리소장(Harbour master)과 미팅 및 항구 최고위원회(Port Supreme Committee) 회의 등에 참석하여 항만 당국과의 협의도 순조롭게 마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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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을 진행하면 할수록, 절대 만만치 않은 직위의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부담감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들이 입고 있는 복장만 다를 뿐 한국에서 정부 관계자를 만날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수준 높은 질의 응답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 과정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었고, 여기에 이슬람 특유의 환대 문화가 어우러져 자연스레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TV에서 보던 극단적 무슬림 권위자들의 모습을 통해 제가 그동안 중동 국가에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바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부차적이고, 우리의 규모나 기대되는 성과와 비교하여 객관적으로 다소 무리해 보이는 내용들이 착착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미 예비해 두셔서 그냥 나는 필요한 것을 성실히 받아오기만 하면 되는구나’하는 교훈을 얻으며 자존감을 회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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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교사로서, 선교선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교선을 대표하여 카타르 방문을 준비합니다.
이 일을 진행할 때, 저의 능력과 경험, 제가 속한 단체의 명성과 비즈니스를 위한 경제 논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선교선의 선교사들과 비교하면 나이와 경력이 많고, 행정 능력이 뒷받침되기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교만한 마음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마음가짐으로 잠시 세상으로 돌아와 업무를 처리할 때, 저와 사역을 세상의 잣대를 가지고 비교해 보니 막상 사람에게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어 심하게 위축되었던 저의 모습을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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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전 준비 부서를 구성한 선교사들은 대부분 20대 초, 중반의 젊은이들이었습니다.
대학은커녕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것이 경력의 전부인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당당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모든 사역을 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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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님께서 제자를 보내시며 ‘주가 쓰시겠다 하라’ 하신 말씀을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하는 일은 제 개인 경력이나 사업, 파송 교회, 선교 단체와 전혀 무관한, 하나님의 사역임을 다시 고백합니다.
이슬람이 팽배한 곳이든, 그 어떤 고위 관료를 만나든, 지금 내가, 소속된 단체가 가진 것이 어떠하든 저는 하나님의 일을 맡은 청지기임을 생각하며 겸손히 그리고 자신 있게, 확신을 두고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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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는 굉장히 좋은 기회를 얻었던 것으로, 타 중동 국가 사전 준비 프로젝트팀과 카타르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관료들과 일을 할 때 여전히 상식에 벗어나거나 답답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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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해당 업무는 모두 프로젝트 매니저 선교사의 몫이지만, 감사하게도 모든 일정에 동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서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처음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저를 위해 좋은 사례를 자주 보여주셨다고 믿습니다.
그렇게, 섭리 가운데 정부 및 항만 당국과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제가 담당한 지역사회 참여 행사에도 주님의 따스한 손길을 느끼는 일들을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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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스호프의 방문은 예수님이 오시는 것과 같습니다!
- 사전 준비 프로젝트 ‘도하’ (3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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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이 강력한 카타르의 도하이지만, 공식적으로 두 종류의 교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정부가 땅을 제공하고, 건물은 자체 재정으로 건축하여 예배를 드리는 ‘종교 단지(Mesaimeer Religious Complex)’ 내 교회, 또 하나는 ‘종교 단지’ 외 주택 또는 학교 체육관 등을 임대 혹은 구입하여 그곳에서 모임을 하는 ‘친목회(Fellowship)’ 교회입니다.
‘종교 단지’ 내 교회는 ‘Anglican Church of the Epiphany (Anglican Church)’, ‘Inter-Denominational Christian Church (IDCC 또는 Indian Church)’ 라는 두 기관이 수많은 채플실을 보유한 건물을 건축한 뒤, 회원 교회를 모집하여 홀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정부로부터 합법적인 활동을 보증받고, ‘친목회’ 교회는 ‘Evangelical Churches Alliance Qatar (ECAQ)’가 물리적인 건물이 없어 임대 사업은 하지 않지만, 행정적으로 앞의 두 기관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함으로 카타르에서 당당하게 종교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ECAQ도 일찍이 종교 단지 외부에 부지를 제공받았으나, 충분하지 않은 재정으로 건축까지 도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친목회’ 교회는 일종의 과도기인 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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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름과 무관하게 다양한 신학적 배경을 가진 교회를 회원으로 받으며, 세 기관 모두 약간 규모는 다르나 각각 100여 개의 회원 교회를 거느리고 있어 적지 않은 교세를 짐작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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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ECAQ의 의장(Chairman / Bishop)님 연락처를 알고 있었으나, 의장님은 바쁜 활동에 한동안 답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 교회에 직접 문을 두드려보기로 했습니다.
상식적인 절차대로, 먼저 도하에서 가장 유명하고 큰 규모의 친목회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대형 교회답게 잘 갖추어진 조직과 연간 일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간증과 말씀이 어우러진 찬양 예배는, 중동 땅 한 가운데서 그 누가 이런 광경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굉장한 예배 진행 체계와 밴드 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선교선이 방문하는 것에 대해 아주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교회의 자체 선교 네트워크 및 사역 일정이 있어 우리를 도와주기 어렵다는 말을 완곡히 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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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지만 그들의 사정을 충분히 공감하며, 사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한 몇 가지 작은 사역 협력안을 다시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어린 사람들이 무례하다’며 고압적인 태도로 거절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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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단지 내 교회도 찾아갔습니다. 수많은 채플실이 이른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각 홀(Hall)의 의자의 개수만큼 시간별로 계산되어 교회들에 임대되는 가운데, 주요 이단 중의 하나인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Seventh-day Adventist Church)의 이름도 보입니다.
세계 400여 곳에 프랜차이즈 교회를 가지는 국제 교회 및 선교단체의 후원을 받는 한 교회는 막대한 재정을 힘입어 저녁 7시, 가장 큰 중앙 홀 2개를 하나처럼 사용하며 모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미국의 여느 대형 교회 못지않은 방송 시스템을 통해 분 단위로 예배 순서를 지키며 세련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역시 잘 짜진 교회에 선교선 사역이 들어갈 틈은 없습니다.
모든 것에 부족함이 없어서, 심지어 무슬림 국가임에도 큰 노력 없이도 매주 끊임없이 찾아오는 새신자들에, 그들이 자체적으로 가진 힘으로 선교, 구제, 교육, 봉사를 할 수 있는 교회들은 그들이 주도하거나 중심이 되지 않는 한, 새로운 연합을 만들거나 사역을 함께 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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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화려한 모습과 갖추어진 조직은 없어도 예배와 말씀, 연합과 선교를 위한 순수한 마음을 지닌 교회들이 우리를 먼저 반갑게 맞아줍니다.
인도네시아인 친목회 교회로 출발하여, 20여 년이 지난 지금 어엿한 다민족 교회로 발전한 교회의 담임목사님과 사모님은 아주 오래전 둘로스 선교선을 들어보셨다 합니다. 그런데, 로고스호프가 벌써 세 번째나 도하에 방문하는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하시며, 사택으로 팀을 초청해 인도네시아식 미트볼 국수와 간식을 만들어주십니다. 사택 1층은 누구나 와서 교제할 수 있는 친교실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에 모인 카타르항공 승무원, 커피숍 바리스타, 호텔직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즉흥적으로 찬양을 부르며 주님의 이름을 높여드립니다.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이곳에 모인 것이지만 더 어려운 이웃, 주변의 무슬림 국가 선교를 위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드립니다. 교회도 실비를 제외한 모든 재정을 남김없이 다른 곳에 기부하고 있지만 놀랍게도 딱 맞게 채우시는 주님의 역사 속에 빚 한 푼 없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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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주중 성경 공부, 휴일에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노동자를 위한 주중 예배가 활성화되어 있었습니다.
이 목사님을 시작으로 우리는 하나둘, 새로운 연결점을 만들어갈 수 있어 더욱 감사한 만남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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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립학교의 체육관을 빌려 지난해 개척교회를 시작한 필리핀인 친목회 교회는 100여 명 모이는 중에 주일학교 학생 수가 장년 성도 수의 절반 이상이 될 정도로 젊은 교회입니다. 담임목사님과 사모님은 낮에 카타르 주요 공기업 중 한 곳에 근무하시고 밤과 주말 동안 목회에 전념하는 중이셨는데, 사실 자녀를 이미 모두 대학에 보냈을 정도로, 결코 개척하기에 젊은 나이는 아니셨습니다. 그러나, 원래 섬기던 교회가 점점 부흥하고, 코로나로 인해 공식적으로 자주 모일 수 없던 상황 때문에 정말 친목을 목적으로 만나던, 어린이 포함 20명도 채 되지 않은 작은 모임이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다고 겸손히 말씀해 주십니다.
다른 필리핀인 중심의 다문화 교회는 주택 단지 한 가운데 있어 내부인의 도움이 없이는 찾아가기 힘든 곳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배 시간이 되자 어디서 그렇게 많은 인원이 찾아오는 것인지, 좁은 본당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필리핀인과 아프리카계 노동자들이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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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대형 교회처럼 잘 갖추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찬양 가운데 분명 이곳에 성령께서 함께하고 계심을 따스하게 느낍니다. 예배 후에 본당은 빠르게 테이블이 세팅되어 친교실로 변하게 되는데, 맛있는 음식으로 식사 교제를 하는 모습은 한국교회에서 주일 낮 예배 후 함께 점심을 먹는 것과 똑 닮아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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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리핀인 디아스포라(Diaspora)가 이렇게 활성화되어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아시아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인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중국인 못지않게, 세계 곳곳에 필리핀인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더 놀라운 사실은 이들이 교회를 만들어 그 땅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외부인과 쉽게 교류하지 않는,
굉장히 폐쇄적인 카타르인들에게 누가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필리핀 사람들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은 쉽게 접근하기 힘든 무슬림의 집안에
가정부로, 보모로, 운전기사 등으로 일하며 매일 카타르인을 만납니다.
하나님이 이들을 사용하실 것입니다."
단순히 한 사람의 의견으로 취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예배처에서 성도 모두가 세계 선교와 무슬림 선교를 위해 뜨겁게 기도합니다. 자신들을 이곳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고된 노동 속에서도 자부심을 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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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 교회가 선교선의 방문을 기다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성도들을 다시 일터선교사로 동원하고, 리더십과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적절한 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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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교회 역시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동에는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에서 찾아온 이주민 1세, 그리고 이들의 자녀로 현지 국적을 취득할 순 없지만 중동 문화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2세, 3세가 많이 있습니다. 이들을 돌보는 목회자들은 한국의 선교단체나, 일부 대형 교회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양육 콘텐츠에 목이 마른 상황입니다.
이렇게 ‘로고스호프 도하 사전 준비 프로젝트팀’이라 적힌, 다소 의심스러울 수 있는 명함 하나만 가지고 문을 두드릴 때 많은 교회와 교제하며 그들의 상황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큰 섭리가 아니고서 설명이 안 되는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더불어 저는 여전히 영어를 능숙하게 이야기할 수 없지만 모두가 자신들도 영어를 잘 못한다며 겸손히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놀라운 로고스호프의 사역에 함께 동역하겠다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모습은 우리가 모두 한 하나님 아래 한 가족임을 절실히 느끼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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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이후, ECAQ 의장님으로부터 메시지를 받고 면담하게 되었는데 굉장히 정치적, 정부 친화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정부 주요 요인들 앞에서도 예수님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등 거침없이 담대히 복음을 전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도 저희 팀과 만남 이후, 화끈한 결정으로 ECAQ 회원 교회가 대형 체육관에 모두 한자리에 모여 집회를 갖는 연례 최대 행사인 ECAQ Family Day 2023에 로고스호프를 파트너로 소개하겠다며, 저를 행사 임원회 및 기도 모임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모든 주요 임원분께 인사를 드리고 선교선 사역을 소개하였는데, 의장님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행사 중보기도체인에 로고스호프 사역을 위한 기도 제목이 그 자리에서 바로 실리게 되었고, 모든 회원 교회가 저와 로고스호프를 알게 되는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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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는 과거의 상처로 인해 연합 사역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성도 개개인으로서는 선교사라는 타이틀만 붙지 않았을 뿐 참 선교사다운 삶을 살고 계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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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곳에서 만났던 외국 국적 선교사들은 현재 카타르에서 누리고 있는 안정적인 생활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많은 부분에 매우 소극적이어서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 모르몬교(Mormon) 등 이단과 밀접히 관계된 단체에 근무하면서도 경각심 없이 비자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인교회 성도님, 집사님들은 굉장히 지혜로운 방법으로 현지인과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마음을 열고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놀라운 사역을 하고 있으셨습니다. 사전 준비팀을 위해 개인 차량을 후원해 주시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한식을 대접해 주시는 등 선교선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셔서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는듯한 순간이 많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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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부상하는 한국의 위상과 더불어 멋지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보며, 중동 사역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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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랍어를 사용하는 중동 땅 한가운데서 아랍어를 사용하는 성도들을 만나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어려운 수소문 끝에 찾게 된 아랍 복음주의 공동체에서 감사하게도 레바논, 이집트 등에서 온 소수의 사람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아랍어로 진행되는 예배 내내 단 하나의 내용도 명확히 알아들을 수 없었고, 기존에 듣던 찬양과 매우 다른 음색을 가진 곡을 그저 생소하게 듣고만 있었지만, 무슬림들이 사용하는 이 언어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그 순간에 함께할 때, 하나님이 이 예배를 얼마나 기쁘게 받으실지 생각하며 벅찬 기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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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끝난 후, 로고스호프가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을 나누며 여러 성도들과 교제할 때 한 성도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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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로고스호프가 온다니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요!
우리가 로고스호프를 왜 기다리는 줄 아십니까?
로고스호프는 이곳에서 구하기 어려운 하나님의 말씀, 특별히 아랍어 성경을 가지고 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로고스호프의 방문은 예수님이 오시는 것과 같습니다!"
공식적으로 물리적인 박해가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인터넷 검열과 계좌 조회, 공항 입국 시 성경 등 기독교 서적 반입 금지 등 지능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교회와 성도의 성장을 방해하고 불이익을 가하는 카타르에 선교선이 들어와야 하는 중요한 이유, 디지털 서적과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이 시기에 구시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선상 서점 로고스호프가 계속해서 운영되어야 하는 가장 명확한 이유를 다시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식의 근본이자 모든 것의 근원, 진리이시며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Logos)을 나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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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 사전 준비 프로젝트 ‘도하’ (4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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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 둘로스, 그리고 로고스호프와 둘로스호프까지 선상 서점이라는 독특한 인상을 심어주는 배가 같은 국가를 계속 반복하여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교회 밖에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사회 참여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 환경 단체와 자선 단체에 문을 두드리던 저는, 30년 이상 배관과 인프라 등 굵직한 사업을 도맡아 하는 대기업에서 지속 가능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비영리 환경단체로부터 긍정적인 회신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비즈니스 파트너 매니저 및 사업 총괄 담당자와 미팅을 가지며 여러 차례 협업을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감사하게도 저의 엉망인 영어를 즐겁게 들어주었고, 주말에 저녁 초대를 받는 등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기회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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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기반에는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의 로고스호프 방문 때, 초·중·고등학생들의 단체 관람 행사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담당자는 10년 전, 학생으로서 로고스호프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먼저 이야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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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배의 대략적인 위치와 선상 행사를 매우 긍정적으로 기억하고 있어 회사의 마음을 여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국 협업 논의는 단순한 행사를 뛰어넘어, 항구와 지하철역까지 10분 간격의 무료 셔틀버스, 재활용 소재를 통해 제작한 다회용 입장 티켓, 고객 센터 부스 등 광범위한 스폰서십 논의까지 이루어지는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인도, 파키스탄 계열의 사람들이 즐겨하는 크리켓 코치도 본인은 방문한 적 없지만, 친구를 통해 로고스호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며 긍정적인 대화를 시작하여, 선교선 선교사들에게 무료로 원데이(One day) 크리켓 클래스를 열어줄 수 있다는 약속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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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적은 다르지만, 카타르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은 기대 이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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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문제는 카타르 국적을 가진, 진짜 카타르인을 만나 교류하는 일이었습니다.
대다수 사람은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카타르에 끼치는 영향력이 대단하므로, 팀원 중 일본인을 통해 일본 대사관에 도움을 구하라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생각만큼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자체 조사를 통해 최근 들어 일본 대사관보다 한국 대사관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카타르 대학교 내 한국 문화에 관심 많은 ‘한국 클럽’ 소속 대학생들을 각종 한국 문화 행사와 월드컵 홍보관 등 다양한 곳에 불러 자원봉사를 시키고 표창장 등을 수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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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저는 한국인으로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강한 이슬람 영향으로 타성별 간 교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이곳에서 수많은 카타르 대학교 여학생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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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친밀히 교제하며 카타르 문화, 특히 이슬람이지만 물질만능주의가 결합하여 이혼할 수 있고, 자녀를 조금만 낳겠다는 등 여성 인권이 강화된 독특한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의 이슬람 신앙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해, 이슬람의 본거지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본인들이 훨씬 더 신앙이 좋다고 주장하는 등 약간 답답한 면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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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웃으며 이야기할 때만 해도 앞으로 다가올 일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문화 교류의 날’이라는 명목으로 카타르 대학교 여학생과 선상 선교사들이 친근히 만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임원진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던 중, 메시지 한 통을 받게 됩니다. 갑자기 더 이상 로고스호프와 함께 일을 할 수 없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돌변한 여학생들의 태도에 당황하며 연락을 시도하였지만, 이미 떠나버린 버스를 잡을 수 없듯 모든 연락 수단이 갑자기 막힌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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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그동안에 쌓아놓은 친분을 단번에 저버릴 순 없었는지,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이유를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해 보니, 너희 로고스호프 선원들이 문화를 교류한다는 명목으로 무슬림들에게 접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렇게 같이 시간을 보낸 후 친구가 되면 결국 기독교를 전파하려고 한다는데, 이런 행사에 우린 참여할 수 없어’
세상에나, 우리가 그동안 중동 사역에서 해왔던 젊은이 사역의 전략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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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최고의 명문대 학생들답게 꽤 사전 조사를 많이 했나 봅니다. 특히나, 인스타그램의 경우 로고스호프 공식 계정으로는 종교색이 전혀 띠지 않지만, 국제 오엠이나, 일부 선원들이 개인적으로 올리는 신앙, 간증 포스팅이 알고리즘에 의해 임의로 노출되는 경우가 있어 수많은 학생 중 하나가 이것을 본 것 같습니다.
가까스로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기에 저는 로고스호프가 공식적으로 종교색을 띠지 않는 NPO(Nonprofit organization)임을, 그리고 선원들은 개개인별로 종교를 가지고 종교활동을 할 자유가 있으며, 공식적으로 교류 행사에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주의를 주겠다는 등 여러 이유를 들어 다시 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긴 했습니다만 사실 식어버린 마음과 관계를 다시 돌리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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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대, 특히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여러 알고리즘에 의해 개인별 추천 콘텐츠가 제공되는 플랫폼에서 선교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함을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의 전략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지금과 같이 쌓아놓은 신뢰를 저버릴 경우 다시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더 큰 노력이 필요함을 생각할 때 무슬림 선교를 위해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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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차근차근 제가 담당한 지역사회 참여 행사를 확정하고 기획하는 중 프로젝트팀은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문화부에 제출했던 로고스호프의 카타르 방문 서류가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입니다.
선교선의 도하 방문까지 2주 남짓한 시간을 남겨두고 듣게 된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프로젝트 매니저 선교사와 저는 모든 업무를 제쳐두고 문화부로 달려가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았습니다.
모스박 본부의 카타르 담당 선교사가 제출한 서류가, 허가를 위한 실무 부서가 아닌, 국제도서전 개최 부서에서 표류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곧장 새롭게 서류를 제출하였으나, 문화부에서도 국제도서전 개최를 위해 대부분의 담당자가 현장 파견을 나가 있어 사실상 긴급한 업무 외에 모든 것이 중단된 상황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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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짓가랑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희도 행사장으로 나가 담당자를 수소문하였고, 결국 기적같이 국장급 허가권자(Director)를 만나는 데까지 성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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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간에 협의를 통해 로고스호프가 카타르에서 선상 서점을 제외한 모든 행사를 개최하는 것까지 허가 되었으나, 이슬람 최대 명절 중의 하나인 이드 알아드하(Eid al-Adha)를 앞두고 정상적인 방문을 위한 추천서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공식 서류에는 그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후 사적인 자리에서 ‘요즘 다른 사람들의 문화와 모든 것을 존중하는 시대이지만, 이드를 앞두고 자국민을 보호하고, 상처를 받게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짐작건대 카타르 대학생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강한 무슬림 색채를 드러내는 카타르에서 이슬람의 명절에 기독교 선교선이 방문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오엠 국제선교선 본부는 카타르 방문을 전격 취소하였고, 허가의 복잡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쿠웨이트 방문까지 연이어 취소하기로 하였습니다. 약 3주간 사역의 공백이 생기긴 했습니다만 이 시간을 무더운 여름 사역 기간 중 회복 기간으로 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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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문을 취소하겠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털썩 제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안아주시는 내 아버지가 하나님’이심을 생각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무(無)’의 상황에서 수십 명의 목사님과 단체와 교류하고, 국장급 정부 관료를 만나게 되는 등 하나님께서는 많은 것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 누구의 탓을 할 필요도 없이, 항상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시는 하나님께서 지금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결정을 그저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 바른 결론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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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엠 국제선교선 본부와 일부 선교사의 업무 착오로, 공식 입장 발표 전에 이미 방문 취소 소식이 매체로 퍼지게 되어 조금 난감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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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교제했던 모든 목사님께서 로고스호프의 방문으로 성경과 서적들을 얻지 못해 굉장히 아쉽고, 또 제가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 상황임에도 오히려 먼저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 아래에 있음을 믿읍시다’ ‘정말 괜찮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한분 한분 모두 찾아뵙고 싶었으나 물리적인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 속에, ECAQ 의장님을 뵈러 찾아간 ECAQ Family Day 2023 행사 리허설 현장에서 전화로 연락드렸던 모든 목사님, 장로님들을 한꺼번에 뵐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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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카타르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또한 곧 다시 만나자며 환하게 웃어주셨습니다.
마지막 마무리까지 세심하게 인도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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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에 있을 때 참 여러 사정 속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선교선을 잠시 떠나보니 많은 이들에게 이 배가 얼마나 큰 소망이 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사역은 하나님이 친히 예비하시고 이끌어가는 사역임을 다시 확인하고 그냥 동참하는 자리에 있는 이 자리가 얼마나 감사한지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갈급한 영혼을 향한 안타까운 목자의 심정을 겸비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리더십 회의차 선교선을 방문한 오엠 국제선교선 미주본부에 계시는 박필훈 목사님과 잠시 교제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제 이야기에 이렇게 코멘트하셨습니다.
“비록 우리의 배가 가지 못했지만, 손현주 선교사를 이렇게 경험시키시려
하나님이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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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사실 객관적으로는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첫 프로젝트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따스한 사랑을 절실히 체험하게 되었으니 결국 ‘성공’입니다.
하나님께 진심으로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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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조금 갑작스럽지만, ‘안전지대를 벗어나라(Get Out of Your Comfort Zone)’라는 말씀으로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잠 16:9)을 믿고 나아갈 때, ‘믿음으로 사는 자는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하리라’는 찬송가의 가사처럼 모든 계획한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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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시안컵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를 위해 기도합니다. 국제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선교사, 더 많은 믿는 자들이 중동에 관심을 가지며 닫혔던 많은 것들이 열림으로써 이곳으로 헌신하는 기회가 되게 하시고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아랍 등 여러 디아스포라 교회와 이들의 지도자들이 여러 박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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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고스호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항구 도시, 리처드베이(Richards Bay)에 정박해 있습니다. 동아프리카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현지 신자들을 선교로 동원(Mobilising)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치안 가운데 선교사들을 안전하게 지켜주시고,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게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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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스호프 선교선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아프리카 방문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지난 1월 중순까지 동아프리카의 국가(세이셸, 케냐,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를 방문하여 아프리카인이 세계 선교에 동참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1월 20일부터는 약 5개월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5개 항구를 방문하며 계속해서 선교 동원을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 로고스호프 사역 일정 ]
🇸🇨 세이셸, 빅토리아(Victoria) 2023.08.10 ~ 2023.08.17
🇰🇪 케냐, 몸바사(Mombasa) 2023.08.22 ~ 2023.10.04
🇹🇿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 2023.10.05 ~ 2023.10.23
🇲🇬 마다가스카르, 안치라나나(Antsiranana) 2023.10.27 ~ 2023.11.14
🇲🇬 마다가스카르, 토아마시나(Toamasina) 2023.11.16 ~ 2023.12.13
🇲🇿 모잠비크, 마푸투(Maputo) 2023.12.19 ~ 2024.01.19
🇿🇦 남아프리카공화국, 리처드베이(Richards Bay) 2024.01.20 ~ 2024.02.20
🇿🇦 남아프리카공화국, 게베하(Gqeberha) 2024.02.22 ~ 2024.03.19
🇿🇦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트런던(East London) 2024.03.20 ~ 2024.04.10
드라이독(Dry dock) - 정기 유지보수 기간 2024.04.11 ~ 2024.05.06
🇿🇦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Durban) 2024.05.07 ~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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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미리 설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함께 기도하기 원하시는 기도제목, 여러 생각들을
카카오채널 또는 이메일 회신을 통해 알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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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knowledge, help and hope"
선교사역에 관심, 물질과 기도로 후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선교사 한 사람을 위해 동역자께서 보내주시는 헌신들이 모여 큰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재정후원 : 국민은행 860202-01-445428 (손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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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호프 손현주 선교사 파송교회 : 사랑의교회 | 파송단체 : 한국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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